• 최종편집 2023-09-15(금)
 

82년 동안 서울 도심을 지키며 국민 건강을 수호한 서울백병원이 경영 악화로 폐원 위기를 맞은 가운데, 백병원을 살리기 위해 병원 설립자 백인제(1898∼미상) 선생 후손들이 직접 나섰다. 


지난 3일 이들은 서울 명동에 인접한 백병원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민간 자본을 투자해 의료관광 중심 특화 병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글로벌 K메디컬 허브’ 청사진을 서울시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규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과 장여구 인제대의대 교수,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등은 이날 서울시 강철원 정무부시장 등과 미팅을 갖고 서울백병원 회생을 위한 계획을 공유했다.


백 교수는 설립자 백인제 선생의 조카로 백병원과 인제대를 성장시킨 백낙환 선생 차녀다. 또한 장 교수는 설립자 백인제 선생의 수제자인 장기려 박사 손자다. 


서울백병원 이사회는 최종적으로 ‘페업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서울시와 후손들의 이 같은 노력이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서울백병원 폐업이 가족의 뜻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백 교수는 “서울 근대화의 중요한 유산인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귀중한 역사의 손실”이라며 “도심 공동화와 적자 등을 이유로 백병원을 폐업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설립자인 큰할아버지(백인제 선생)와 선친은 적자를 이유로 병원을 폐원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병원을 사유재산이나 수익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에 따르면 인제학원 이사회는 서울백병원 부지를 상업 시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경영 컨설팅 결과를 듣고 폐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백병원이 명동 한복판의 노른자 땅에 위치한 만큼 부지가 상업 시설로 전환된다면 약 2000억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하고 있다.

 

백 교수는 “이 같은 경제적 원리로 수익이 나지 않아 폐원한다면 다음 정리 수순은 인제대학이 될 것”이라며 “상업적 목적으로 이런 판단을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백병원 존속을 위해 관광객이 많은 명동 특성을 살려 관광객 의료시설, 원격진료, 응급센터를 갖춘 시설로 특화하는 ‘글로벌 K메디컬 허브’ 청사진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백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 K의료서비스 센터 구축에 최적의 장소”라며 “한국 최초의 민간의료 법인인 서울백병원의 역사를 전승하고 K메디컬 병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백병원은 코로나 이후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 특화한 K의료서비스 센터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의료시설 유지 방법 모색”


서울시 역시 "서울백병원이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투자 유치를 한 뒤 의료시설로 계속 남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의료시설 외 용도를 불허하게 되면 폐원 이후 부지는 상업시설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민선8기 취임 1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울백병원 문제는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의료시설로 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백병원을 중심으로 반경 3㎞ 내 서울대병원 등 공공의료기관 다섯 군데가 있다”며 “백병원이 이들과 기능상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쪽으로 남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백병원 부지 토지이용을 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한 후 감염병 관리 필수의료시설로 지정하면 용적률 완화가 가능하다”며 “경영을 위한 투자를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 등 백병원이 의료기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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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백병원 설립자 후손들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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