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2(금)
 


수술 중 무면허 의료행위로 기소된 의사와 간호조무사가 선고유예 됐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수술 중 무면허 의료행위로 기소된 의사와 간호조무사가 선고유예 됐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수술 중 간호조무사가 의료기기를 이용해 수술 부위를 벌리는 행위는 의원급에서만 진료보조행위로 인정되고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는 불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최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와 간호조무사의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다. 이들이 근무하는 병원급 의료기관 운영자 의료법인에도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기소된 의사 A씨는 정형외과 의사다. 지난 2019년 11월 수술 중 간호조무사 B씨를 불러 의료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간호조무사 B씨도 지시에 따라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 함께 기소됐다. B씨는 의료기기 'C'를 판매하는 업체 직원이기도 하다.

이날 A씨가 한 수술은 외고정장치를 이용한 골절 고정술이다. 검찰은 A씨가 간호조무사인 B씨에게 의료기기 'C'를 사용해 환자 수술 부위를 벌리게 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했다고 봤다.

병원과 의사·간호조무사 측은 진료보조행위라고 주장했다. 설령 무면허 의료행위라 해도 "수술 도중 환자의 출혈이 발생한 긴급 상황에서 의사가 간호조무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한 일"이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항변했다.

의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술 인력이 추가로 필요해 "수술에 참여한 간호사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인력이 미처 충원되지 않았다"면서 "수술 부위에 출혈이 있고 뼛조각이 많아 시야 확보가 안 됐다. 수술실에 있던 간호조무사 B씨에게 의료기기로 환부를 벌려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간호조무사 B씨가 의료기기 C를 사용해 환자 환부를 벌린 것은 수술 부위 시야 확보를 용이하게 하는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하다"며 "그러나 간호조무사 진료보조행위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허용된다.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B씨의 진료보조행위는 의료법상 허용된 행위를 넘어선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정당행위라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수술 중에 추가 인력이 필요했다는 의사 A씨 진술은 "수술을 앞둔 의료진으로서 사전에 환자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수술에 필요한 인력을 적절하게 배치해 수술이 안전하고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조치해야 하는데도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봤다.

재판부는 "(수술 전) 준비가 충분하지도 않았고 수술 과정에서도 보완 조치가 바로 되지 않았다.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의사 A씨는) 만연히 간호조무사 B씨에게 의료행위를 지시했다.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의사 A씨와 간호조무사 B씨의 무면허 의료행위가 단 한 번에 그쳤고 환자의 신체상 위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은 참작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의사 A씨와 간호조무사 B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병원 운영자인 의료법인도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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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간호조무사 수술 보조, 종합병원에선 무면허 의료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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