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백혈병환우회가 오는 8일 예정된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앞두고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 대안인 ‘베스레미주(성분명 로페그인터페론알파-2b)’의 급여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와 제약사에 베스레미주의 신속한 급여화를 요구했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골수에서 적혈구가 만성적으로 과도하게 생성되는 골수증식종양으로 희귀 혈액암의 일종이다. 이 질환은 적혈구뿐만 아니라 백혈구와 혈소판 수도 증가해 혈전증, 색전증과 같은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골수섬유증,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 수는 4,995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는 ‘하이드록시우레아’ 한 가지뿐이다. 한국백혈병환우회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약 10~20%는 이 약제에 불응하거나 부작용으로 인해 복용을 지속할 수 없는 상태다. 환우회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베스레미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베스레미주는 진성적혈구증가증을 일으키는 JAK2 돌연변이 조혈 줄기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3세대 모노-페길화 프롤린 인터페론으로, 초기에는 2주에 한 번, 장기 사용 시 4주에 한 번 투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1회 투여 비용이 425만 원에 달하는 비급여 약제로 연간 치료비가 수천만 원에 이른다.
베스레미주는 2019년 유럽의약품청(EMA),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7월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통과해 ‘저위험군(단, 세포감소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 한함) 및 고위험군의 증상을 동반한 비장비대증이 없는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치료’에 급여기준이 설정됐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베스레미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난해 2월부터 3월까지 진행된 베스레미주 급여화 촉구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30일 만에 5만552명의 동의를 얻었다고 언급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환자의 시간은 제도와 행정의 속도보다 빠르다. 그 기다림은 곧 통증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절박한 시간”이라며 “더 이상 그 시간을 허비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