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바이오 기술 투자…미래 먹거리 발굴
그룹 조성 펀드, ADC·유전자 치료제·약물 전달체 기업 등 투자
삼성이 바이오 분야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으로 출자해 조성한 벤처 투자 펀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운용 중인데, 2022년부터 다섯 차례 투자를 이어가며 신규 바이오·제약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ADC 시장 고성장세…관련 기업 3곳 투자
19일 삼성은 생명과학 분야 신기술 및 사업 개발을 위해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인 미국 브릭바이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브릭바이오는 변형 tRNA3를 활용해 인공 아미노산을 단백질의 특정 위치에 결합시킬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인공 아미노산은 항체 구조 변경을 통해 특정 위치의 아미노산을 대체해 ADC 링커에 접합할 뿐 아니라, 독자적으로 발굴한 다양한 변형 tRNA 들을 활용해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돼 첨단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삼성은 바이오 신사업 기회 탐색은 물론, 브릭바이오의 독자적인 인공 아미노산 기반 접합 기술을 활용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2) 등 다양한 분야의 치료제 개발 및 생산 관련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암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ADC 시장이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이 잇따라 ADC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스위스 바이오 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아라리스 바이오텍은 ADC 의약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링커 기술을 갖추고 있다.
삼성은 투자를 통해 아라리스와 ADC 치료제의 생산 및 개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며, ADC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2018년에 설립된 에임드바이오는, 삼성의료원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기술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분 투자와 함께 에임드바이오와 ADC 툴박스 개발 공동 연구를 실시하는 한편, 단일 항체 기반 아토피·치매 치료제(AMB001)에 대한 위탁개발(CDO) 과제를 수행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협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 연평균 44% 성장…美 기업 투자
삼성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기술은 활용 범위가 넓고 치료 효과도 길어 관련 시장이 급성장 중이며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 세계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2021년 50억 달러에서 2026년 320억 달러까지 연평균 44%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삼성은 지난 2022년 3월 미국 바이오 기업 '재규어 진테라피'에 투자를 진행했다.
재규어 진테라피는 AAV(Adeno Associated Virus)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선도적인 기업으로 현재 갈락토스혈증, 특정 유전자 관련 자폐증, 1형 당뇨병 관련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재규어 진테라피와 연구 프로그램 발굴 및 개발을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약물 전달체 기업 투자로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핵심 기술 육성
또한, 삼성은 지난 2022년 8월 천연 나노 입자 기반의 '약물 전달체' 기술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 기업 '센다 바이오사이언스'에 1500만 달러(약 190억 원)를 투자하며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핵심 기술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센다는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이 투자한 4개의 천연 나노 입자 연구/개발 전문 기업을 합병한 기업으로, 동식물 및 박테리아에서 찾은 수 백만 개의 나노 입자 빅데이터에 인공지능/기계학습(AI/ML) 기술을 적용해 최적화된 약물 전달체를 만드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기능이 개선된 신규 mRNA 백신 및 치료제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삼성은 향후 센다의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다양한 분야로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지난 2021년 7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500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 글로벌 바이오 핵심 기술 육성을 목표로, 국내외 유망한 혁신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