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기술의 발달로 ‘불치’란 딱지를 뗀 암이지만, 여전히 위중한 질환이며 그 치료의 길은 고난하다. 특히 제 때 필요한 치료를 받고 있는지, 치료 후에는 어떤 관리를 해야 하는지 등등 환자와 그 가족들은 여전히 불안감과 정보에 목말라 있다.

중앙대병원이 최근 이러한 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디지털암센터(Digital Cancer Agent Monitoring Center; D-CAM Center)’를 열어 관심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대병원 ‘디지털암센터’는 암 환자의 진단 및 수술 전후, 항암·방사선치료, 심리치료, 치료 후 케어 등 암 유형별 치료 단계 및 시기별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통합 서비스를 실시간 제공한다.

최근 이와 같이 암 치료와 관리에 ‘디지털’을 접목하는 시도가 드물지 않지만, 중대병원은 여기에 환자(또는 그 가족)와의 맞춤형 양방향 소통을 더했다. ‘맞춤형 양방향 소통’이란 세 단어가 더해졌을 뿐이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필요로 할 때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다는 건, 곧 환자의 불안을 해소해준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

기자와 만난 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는 “디지털암센터의 가장 특징은 맞춤형, 양방향 소통”이라며 “예컨대 유방암만 해도 환자 개인적인 상태는 물론 전이된 HER2 양성, 3중 음성 유방암 등 병기 등도 다 다르다. 센터는 이들에게 일방적이고 정형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아닌 개인적으로 궁금하고 필요한 정보를 상황에 따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센터는 이를 위해 암 시기별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프로토콜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이는 병원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 맞춤형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앱) ‘CAMA(CAncer MAnager)’를 통해 구현된다. 기존의 다양한 앱들처럼 CAMA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으면, 병원의 디지털 암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서비스가 다른 병원들의 암 관리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1:1 전담인력이 배치됐다는 점이다. 전담매니저는 환자가 CAMA앱에 필요한 질문을 남기면 답글은 물론 필요한 경우 전화나 대면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김희준 교수는 “인터넷에 많은 암 정보가 있지만 정확한 정보인지 의문을 갖는 환자들이 많다. 때문에 센터는 정확한 정보전달을 첫 번째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유방암 카테고리별 전문의의 영상 정보 등이 대표적인 예”라며 “전담매니저, 의료진과 환자들의 소통은 환자가 치료 시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치료와 관리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CAMA 앱에선 또 등록한 환자의 정보를 자체 분석해 해당 환자의 병기에 따라 숙지해야 할 정보 등도 제공한다.

이에 대해 김희준 교수는 “유방암 환자가 임신을 했을 경우 어떤 약을 먹어야 할지, 또 탈모나 손발저림 등의 부작용이 언제쯤 발생할지 등을 환자 개개인의 병기에 맞춰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앱 등의 사용이 익숙치 않은 고령 암 환자 등을 위해 동의를 받아 앱 다운로드부터 기본 사용법, 병기에 따른 정보 확인 등도 도와준다. CAMA 앱 현재 유방암 환자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센터는 차차 다른 암종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중앙대학교병원 디지털암센터(D-CAM Center) 구성 사이클.

김희준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CAMA 앱을 오픈한 후 사용해본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 평가를 진행한 결과 5점 만점 중 평균 4점을 받았다. 환자들은 앱 사용이 어렵지 않고 자신들이 바라는 바에 대해 일대일 관리를 잘 받고 있다는 등의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 중에선 가족들 앞에서도 묻지 못하는 개인적인 궁금증, 임신, 가족관계 속의 문제, 가정불화 등 (의료진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질문을 앱을 통해 묻기도 한다”며 “이러한 환자들과의 소통과 정보 제공을 위해 환자가 폐경 전후, 수술 전후 등 치료 트랙을 세분화하고 전담매니저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개 하루 이틀 사이 전담매니저나 의료진을 통해 전해진다. 또 암 환자들을 보다 잘 도와줄 수 있도록 전담매니저 교욱 프로그램도 운여아고 있다.

그는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가 퇴원 후 일상생활 중 통증과 먹먹한 느낌이 있는데 이러한 통증이 괜찮은지 앱으로 물은 경우가 있다. 대면 진료시 충분히 물을 수 있는 질문임에도, 환자는 ‘나빠지는 신호’라는 말을 들을까봐 걱정돼서 묻질 못했다고 한다”며 “이 환자에게 3~5년은 충분히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하자, 환자는 그날 편히 잠을 잤다고 했다. 이처럼 사소하거나 당연한 질문을 ‘무서워서’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암 치료는 생명 뿐 아니라 이후의 삶까지 케어하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 (암 환자와의) 양방향 소통 프로그램은 없다시피 하다”며 “중대병원 디지털암센터는 이러한 암 환자 치료 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 케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환자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며 “현재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국한된 시스템이지만, 향후 희귀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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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이 '디지털'로 암 환자와 소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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